「고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및 살인정권 규탄 세종투쟁본부」를 구성하며
지난해 민중총궐기에 참가했다가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백남기 농민이 9월 25일 운명하셨다. 당시 경찰은 백남기 어르신이 쓰러진 후에도 물대포 조준사격을 멈추지 않았고, 구급차 안에까지 물대포를 직수로 쏘아댔다. 이 장면이 고스란히 촬영된 동영상이 있어도, 경찰 당국은 그간 치졸한 변명으로 일관하며 제대로 된 수사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민중총궐기를 불법으로 몰아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에게 5년이라는 중형을 선고했다. 적반하장으로 이제 와서 ‘진상을 밝히겠다’며 부검영장을 발부했다. 한술 더 떠 고인의 가족이 제대로 된 간병을 하지 않아 발생한 병사라고 한다.
쌀값 21만원 수매와 밥쌀용 쌀 수입 중단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우리밀 씨앗을 찾아 전국에 발품을 팔아 푸른 밀밭을 가꾸던 백남기 농민은 대통령에게 약속을 지키라며 서울에 올라와 공권력에 의해 타살되었다. 국가는 진실 앞에 겸손하라. 세치 혀로 유족의 가슴에 더 이상 대못을 박지 말라. 손바닥으로 하늘의 해를 가리려는 모든 거짓과 왜곡을 당장 집어치워라.
메르스 초기대응 실패로 어이없이 국민들이 죽어갔다. 구의역 일터에서 비정규직 청년이 스러졌다. 꿈에 부풀어 수학여행을 떠났던 꽃같은 아이들의 캄캄한 바다에 수장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공권력의 직수 물대포에 맞아 농민이 쓰러졌다. 그런데도 국가는 지금 이 모든 죽음이 개인의 책임이라며 억지를 부린다. 이 해괴한 일들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참으로 하늘이 노하고 흐르는 바람이 소리내어 통곡할 일이다.
여기 모인 우리는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요구한다. 더이상 부검영장 따위로 백남기 농민의 죽음을 모욕하려는 패륜정치를 즉각 중단하라. 명백한 공권력에 의한 타살을 ‘병사’로 만들어 논란을 기획하려 애쓰지 말라. 87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던 살인정권과 도대체 무엇이 다른가.
이제 우리는 시민의 권리요, 민심의 흐름인 저항과 투쟁을 시작한다. 고 백남기 어르신이 꿈꾸던 대동세상, 우리는 그 꿈을 무참히 짓밟은 불의한 정권에 요구한다. 이미 많은 나라에서 살상무기로 사용 중지된 물대포 사용을 엄금하라. 모든 종류의 국가폭력을 중단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우리는 11월 12일 민중총궐기 때까지 이 요구를 들고 한치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2016년 10월 7일
고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및 살인정권 규탄 세종투쟁본부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 세종농민회,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본부,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세종충남지부, 대전건설기계지부 세종지회, 세종연구단지노동조합협의회,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세종지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중앙행정기관본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세종지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세종지회, 공주대학교 민주동문회, 아테나 공동체, 민족문제연구소 세종지회(준), (사)대전세종충남 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세종 교육희망네트워크, 세종 YMCA, 세종 로컬푸드소비자연대, 세종 민예총,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세종 환경운동연합(준), 참교육학부모회 세종지부(준), 경원사, 기독청년학생실천연대, 대한성공회 대전교구, 세종 성프란치스코 성당,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국민의 당 세종시당,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 민중연합당 충남도당, 정의당 세종시당준비위원회, 총 30개 단체 및 정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