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여성플라자 직원 해고 및 예산삭감에 대한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성명서

최민호 시장님, ‘여성친화도시’는

말(言) 아니라 예산과 협치로 실현됩니다!

세종시는 2025년 세종여성플라자의 사업비를 전년대비 50%가량 삭감하고 일방적으로 직원 5명의 계약종료를 통보했다. 이는 전체 종사인원 9명 중 절반이 넘는 인원이다. 또한, 여성플라자가 운영하는 세종시직장맘지원센터(이하 직장맘센터)에 근무하는 전체 직원 2명에게도 계약종료 통보하였다. 동일 사업이 연장 운영됨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근무가 강제적으로 종료되어 신규채용 시까지 2~3달 빈 사무실, 업무공백이 예상된다.

세종여성플라자는 ‘양성평등기본법’을 근거로 지난 2021년 설립되었다. 운영을 위한 조례에 양성평등 문화 조성 및 확산, 교육 및 홍보, 여성 취‧창업지원,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문화서비스 제공, 여성의 노동권 및 모성권 보호 관련 사업 수행 등의 다양한 기능을 명시하고 있다. 그간 여성플라자의 다양한 교육 및 사업에 참여한 시민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서비스 수혜자 또한 5만여 명이다. 연 1억 남짓한 사업비 예산 대비 정량적, 정성적 실적이 결코 가볍지 않다.

직장맘센터는 어떠한가. 2023년 센터 개소시 최민호 시장은 직장맘센터를 통해 직장여성의 노동권보장과 일‧생활 균형을 지원하고 일하는 엄마들이 임신, 출산, 육아 등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행‧재정적 지원 마련에 힘을 쏟겠다고 공언하였다. 이는 여성친화정책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며 그해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관의 행사에서 세종시 최초 ‘우수지방자치단체장상’을 수상하였다. 최 시장은 수상 시 “앞으로 여성이 보다 안전하고,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힌 지 불과 일 년 만에 계약직 직원에 대한 일방적 해고통보로 직장맘인 직원의 노동권은 어디에서 보호받아야 하느냐는 항의를 받는 상황을 만들었다.

인구 40만 도시 세종의 여성을 위한 종합서비스 기관 세종여성플라자의 2025년도 사업비 예산은 고작 7천8백만. 이는 세종시의 여성정책의지 부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수치이다. 세종여성플라자의 예산은 과연 세종의 여성만을 위한 예산인가. 남성과는 무관한 예산인가. 이를테면, 여성의 노동권은 다양한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여성의 노동권은 여성의 일자리의 안정화를 가져오고, 이는 남성의 과도한 노동 및 책임을 줄여줄 수 있고, 이는 자녀 양육에 아버지의 참여를 높이는 효과, 남성의 산업재해저감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다시 말해 여성을 위한 예산은 여성만을 위한 예산이 아니라 구성원 전체를 위한 예산이다.

전일제 직원 전체의 인건비가 포함된 2025년 여성플라자 예산안이 세종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미 통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종시가 타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여성플라자의 인력감축통보에 대해 깊은 우려와 항의의 뜻을 표한다. 또한, 세종시 여성들의 교육, 복지, 권리를 위한 예산을 큰 폭으로 감액하는 세종시의 행정 방향에 찬성할 수 없다.

세종시는 직원 계약 종료 통보 및 운영협의 시 보였던 일방행정을 멈추고 여성플라자의 운영자 및 종사자와 원활히 소통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전 직원의 계약 연장을 이행하고, 2025년 추경을 통해 여성플라자 사업비를 증액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세종시 여성들의 지속적인 교류와 양성평등 교육, 여성 취·창업 지원 등 여성을 위한 종합서비스 기관인 여성플라자가 계속해서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세종시는 책임 있는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다.

2024년 12월 19일 

세종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세종여성,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세종환경운동연합, 세종교육희망네트워크, (사)세종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장남들보전시민모임, 세종통일을만드는사람들, 세종YMCA, 세종YWCA 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