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개구리 이주 관련 언론보도 - 오마이뉴스

금개구리 보고 세종시 장남평야에서는 밤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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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세종특별자치시 장남평야 북측지역에서는 매일 밤마다 금개구리 포획이주 작전이 한창이다.
ⓒ 홍은숙(장남들판 환경지킴이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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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굴- 개∼굴-"

개구리 울음소리가 장남평야의 정적을 깼다. 기자가 빠르게 소리가 나는 쪽으로 랜턴을 비췄다. 한 마리가 울기 시작하자 대답을 하듯 여기저기서 울음소리가 이어졌다. 암개구리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위한 수개구리의 알람소리다. 하지만 금개구리를 잡기 위해 나선 일행들은 개의치 않는다. 

"금개구리가 아닙니까?"
"참개구리 우는 소리예요. 금개구리는 '쪽∼쪽 쪼르르..' 이렇게 울어요. 300여 종에 달하는 개구리가 울음소리가 모두 달라요." (아태 양서파충류연구소 김종범 박사)

20여 명의 팀원들이 횡대로 서서 랜턴에 의지해 첨벙거리며 습지를 헤쳐나갔다. 

#2. "어이구, 여긴 발이 푹푹 빠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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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종위기 2급인 금개구리
ⓒ 세종참여자치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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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종특별자치시 장남평야 북측지역에서는 매일 밤마다 금개구리 포획이주 작전이 한창이다. 이곳 장남평야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금개구리 집단 서식지역이다. 금개구리를 포획할 경우 관련법에 의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런데 이들은 3주 째 밤마다 금개구리를 잡기 위해 이곳을 뒤지고 있다. 

22일 오후 8시. 어둠이 깔린 평야 한켠에 불빛이 출렁거렸다. 가슴까지 오는 장화를 신고 플라스틱 포획통을 든 사람들이 질퍽거리는 습지 수풀을 헤치고 있었다. 그때마다 모기떼와 벌레들이 날아올랐다. 

불법 포획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작업을 벌이고 있는 사람들은 아태 양서파충류연구소 김종범 소장, 환경생태조사 전문기업인 (주)에코캠프 강성욱 대표와 팀원들,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대전충남 녹색연합 회원들이다. 멀리 세종특별시 야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가장 가까운 불빛은 호수공원과 세종정부종합청사다.

맞은편에 위치한 이곳 장남평야에는 국립수목원과 중앙공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북측 지구는 빠르면 오는 10월, 성토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 금개구리를 안전한 곳으로 이주시키기 위해 포획하고 있어요. 이주지는 장남평야 남쪽 보존지역이에요." ( LH세종특별본부 박원형 사업계획부 과장)

#3. 100만㎡ 규모의 '금개구리보존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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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종위기 2급으로 지정된 금개구리가 집단서식하고 있는 세종시 장남평야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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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김지훈 환경지킴이(완쪽와 LH세종특별본부 박원형 사업계획부 과장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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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세종특별자치시 이곳 장남평야에서 한국고유종이자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 집단서식처가 발견됐다. 엄청난 면적의 서식지에 전문가들조차 깜짝 놀랐다. 예정대로 국립수목원과 중앙공원이 들어설 경우 집단서식처 훼손이 뻔한 상황이었다. 사업시행자인 LH세종특별본부와 시민단체가 머리를 맞댔다. 

이듬해 '금개구리 보존을 위한 연구용역'을 시작했다. 그 결과 올해 초 중앙공원 남측에 100만㎡ 규모의 생태습지공원을 조성하는 계획이 확정됐다. 주변 개발과정에서의 양서류야생생물 보존지로는 최대 규모였고 각 주체별 협력으로 이룬 첫 사례였다. 지난 5월에는 장남평야에서 금개구리에 이어 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와  노랑부리저어새가 발견됐다.

"장남평야는 말 그대로 최적의 자연생태공원입니다. 10여 종에 이르는 법정 보호종이 서식하고 있어요" (대전충남녹색연합 양흥모 사무처장)  

#4. "금개구리의 보고... 최고의 서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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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태 양서파충류연구소 김종범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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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세종특별자치시 장남평야 북측지역에서는 매일 밤마다 금개구리 포획이주 작전이 한창이다.
ⓒ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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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획작업에 나선 팀원들을 놀라게 한 일이 또 벌어졌다.

"당초 금개구리 개체 수가 1200마리 정도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거든요, 이것도 국내에서 가장 큰 집단서식지예요." (아태 양서파충류연구소 김종범 박사)

그런데 이주를 위해 작업을 시작한 지 약 3주가 지난 지난 21일까지 예상 개체수의 5배가 넘는 5500여 마리를 포획했다. '금개구리'에 대한 기록을 또 한 번 깬 것이다. 김 박사가 말을 이었다. 

"한마디로 금개구리의 보고이고 최고의 서식지예요."

포획작업은 원시적인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가끔 물고기를 잡는 데 사용하는 통발과 같은 포획틀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거의 효과가 없단다. 가슴까지 물이 차는 곳도 숱하다. 수초에 발이 엉기고 뻘에 발이 빠져 걷기 힘든 경우도 많다. 늦을 땐 오전 3시 경까지 작업이 이어진다. 이날도 오전 1시가 돼서야 일이 끝났다.

"참개구리는 주로 물속에 사는데 낮에는 물속에 있다 수온이 떨어지는 밤에 물밖으로 나와요. 밤에 포획할 수밖에 없죠. 그나마 다른 종의 개구리에 비해 움직임이 적어 포획하기 쉬운 편이에요." (에코캠프 강성욱 대표)

장남평야에서는 금개구리에 대한 기존 기록을 매일 갱신중이다. 22일 이날도 1000여 마리(전체 6600여 마리)를 포획했다.  

"9월 말까지 포획 이주 작업을 계속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몇 마리가 더 나올지 전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에코캠프 강성욱 대표)

#5. 금개구리를 위한 논, 전봇대, 습지... "공존의 상상력 발휘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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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개구리 집단서식지인 장남평야(국립수목원 예정부지)에서 본 세종시 전경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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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포획한 금개구리는 곧바로 장남평야 남쪽 금개구리보존지역으로 옮겨졌다. 보존지는 기존 서식지와 최대한 유사하게 만들었다. 이곳에는 금개구리를 위한 별도의 웅덩이 습지 30여 개가 조성돼 있다. 전기모터에서 퍼 올린 관정 물이 수로를 따라 웅덩이 습지로 흘러들었다. 습지위에는 그물망이 쳐져 있다.

백로 떼가 와서 금개구리를 잡아먹는 것을 보고 보호망을 만든 것이다. 습지 양옆에는 물벼가 자라고 있다. 금개구리 서식환경을 위해 일부러 12만㎡(1만㎡x12곳) 규모의 논을 조성해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논은 금개구리의 은신처이자 먹이 사냥터이고 산란지다. 이주작업이 끝난 뒤에도 이후 3년 동안 모니터링을 통해 금개구리 보존과 서식 환경을 살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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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개구리 보존을 위해 마련한 물웅덩이와 논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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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공원과 인근 아파트에서 밝히는 불빛이 넘실거렸다. 원형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100만㎡ 규모의 생태공원을 품은 미래의 세종시를 떠올려 보았다. 때맞춰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 김지훈 환경지킴이(협동사무처장)가 말했다. 

"금개구리를 위한 벼 논, 금개구리를 위한 관정, 금개구리를 위한 전봇대, 금개구리를 위한 웅덩이 습지... 멋지지 않아요? 세계적인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시의 정책목표와도 잘 부합한다고 봐요, 개발과 보존의 극단을 뛰어넘는 공존의 상상력이 세종시에서 실제 펼쳐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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